1. 책에 대하여
1971년 불꽃과 같은 삶을 살다간 노동자 전태일의 삶을 기리는 책이 일본에서 출간됩니다. 그렇게 묻힐 뻔 하던 위대한 기록은 1983년이 되서야 글쓴이도 없이 돌배개 출판사에서 국내 출간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때가 어떤 때였습니까? 서슬퍼런 군사정권에 쥐도새도 모르게 끌려가 모진 고초를 겪을게 뻔한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글쓴이는 몸과 마음이 무사하지 못했을 게 뻔합니다. 1991년에서야 인권 변호사 조영래(1947~1990)가 저자인 것이 밝혀 졌고 그때는 이미 저자는 세상을 떠난 후였습니다. 저자의 삶도 책의 내용도 하나의 위대한 스토리로 생각이 됩니다.
2. 요약
1970년 11월 13일 서울 평화시장 앞 길거리에서 스물두살의 젊은 청년이 몸을 불살라 죽었습니다. 그의 죽음은 단순히 한 인간의 사라짐이 아닌 당시 청계시장의 비인간적인 노동 현실에 대한, 사회를 향한 외침이었습니다. 또한, 이를 방관한 개인, 회사, 관계기관, 국가에 대한 마지막 투쟁이었습니다.
어린시절 부터 심성이 고우며, 정의감이 강했던 청년 전태일은 초등학교도 채 마치지 못하도 청계천 피복시장에 재단 보조로 일하게 됩니다. 일솜씨가 뛰어난 그는 머지 않아 재단사로 승진을 하게 되고 재단사 친구들과 함께 가게를 차리는 꿈을 조금씩 키워냅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을 바꾸는 일이 발생하게 되죠. 한 어린 보조 여공이 심한 기침 후 피를 토하게 되고 그녀를 도와주려는 와중에 제발 회사에 알리지 말고 일하게 해달라는 애원을 듣게 됩고 그녀는 곧 회사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이에 충격을 받은 태일은 보조 여공들의 노동환경과 얇은 월급,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현실을 알게됩니다.
그러던 중 근로기준법이라는 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같이 공부할 스터디 모임을 만듧니다. 바로 "바보회"입니다. 하지만 법 조항은 너무 어렵고 힘들어 대학생 친구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한탄을 하였다고 합니다.
인간 전태일 - 투사, 열사 전태일이 아닌 - 에 대한 저자의 뛰어난 문장력과 존경이 물씬 묻어나며, 그간의 노동 운동에 대한 보통 사람들의 오해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단, 당시가 21세기 였다면 말이죠.
전태일에 대한 영화가 1990년대에 나오고 이 책에 대한 개정판이 여럿 나왔으며, 노동 현장도 많이 좋아진 것만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두운 면도 존재하고 현재도 많은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또 목숨을 걸고 일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기업이 이에 대한 말이 아닌 실천의 책임을 가져야 합니다.
3. 마치며
"불우했던 과거를 원망한다면 그 과거는 너의 영역의 영원한 사생아가 아니냐"
젊은 그가 남긴 이말을 스물의 내가 들었을 때와 중년의 내가 써내려 가는 간극을 무엇으로 메울 수 있을 지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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